🔍 계기
- 청력이 나빠짐을 느낌.
- 공부하는데 주의력 분산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같은 내용을 다시 읽게 됨.
- TV도 게임도 최근 3주간 하지 않았으니 이 사태의 범인으로 'music is my life' 를 지목함
📅 기간
- 일주일 (2022년 4월 30일 ~ 2022년 5월 7일)
🤙 규칙
- 가사가 있는 음악은 일체 금한다. (가사 못알아 듣는 팝송도 금지)
- 실내 환경 내 과한 소음을 차단해야할 경우, 가사가 없는 음악을 '작은 불륨'으로 듣는다.
- 과한 금단 현상이 오는 경우, 뉴에이지 음악만 '작은 불륨'으로 한정적 허용
- 러닝할 경우만 가사 있는 음악 허용
🎁 보상
- 종료일자 한정 케이팝 들으면서 산책 가능 🚶♀️
- 5만원치 사고 싶은 것 사기 (알아서)
✍️ 일지
1일차
스터디 카페로 이동하는 시간에 이어폰을 꼽지 않은 채 이동 했다. 머리 속에 아이브의 신곡과 암어쌔비지가 울려퍼졌지만 현타가 오면 자연스레 멈춰졌다. 오디오가 비니 오늘 해야할 일과 계획을 상기시킬 수 있었다.
2일차
일어나자 마자 잠을 깨기 위해 김영철과 타일러가 진행하는 영어 팟캐스트를 틀어두고 아침 루틴을 실행했다. 집안일을 다하고 집을 나서는 순간 손이 자동적으로 귀에 갔다. 집문을 닫으면 이어폰을 바로 끼는게 무의식에 박혔나보다. 잠시 내 몸이 프로그래밍 된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집근처에서 따릉이를 빌렸다. 그런데 타자마자 체인에서 나는 도르륵 소리가 너무 큰 것이다. 자전거 체인 감기는 소리를 이어폰 때문에 처음 듣는지라 고장난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 였다. 보통 자전거를 타면 케이팝을 들으며 신나게 달렸었는데 오늘은 내가 열심히 밟을 수록 쎄지는 바람 소리를 들었다. 바람 소리가 상당히 시끄러워 이어폰을 낄까 고민했지만 자연 소음을 들으며 그냥 갔다.
역시 오디오가 비니 슈퍼 N인 나는 그제서야 생산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오늘 챌린지 일지에 기록할 내용, 새로 지을 블로그 이름(세살 버릇 여든까지, ver 3.0), 공부 방향, 요즘의 생활에 대한 회고 등과 같은 생각들을 하며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약 한시간 동안 생각을 멈추지 않고 달리며 내린 결론은 항상 지금(현재)을 삶의 전환점으로 삼고 더 나은 내가 되어 살고 싶다는 것이다. 나를 둘러싼 환경(회사/가족/친구)은 변해도 절대 변하지 않을 나의 뿌리(루틴/자존감)를 가질 것이다.
따릉이를 타고 처음 도전해본 서울숲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표지판이 작아서 산책로와 자전거 전용도로를 식별하는게 힘들었다. 겨우 성수대교 근처 서울숲 자전거 진입로를 찾으니 진입 구간에 급경사가 있어 자전거를 끌고 열심히 올라갔다. 그래도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되어 뿌듯했다. 취미가 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길치인 내가 다음에 또 찾아 올 수 있도록 출입구 번호와 주소를(출입구 13/한강북자전거길 2494) 찍어두었다. 오르막길이 끝나면 정말 예쁜 서울숲의 풍경이 펼쳐진다. 빌려온 따릉이를 벤치 앞에 세워두고 책을 읽는 사람과 다정히 꽃을 구경하며 산책하는 중년의 부부 모두 너무 아름다웠다. 나도 다음에는 빌려온 따릉이를 잠시 세워두고 아이패드로 서울숲 평상에서 책을 읽어야 겠다. 확실히 이어폰을 끼지 이동하니 세상을 보는 해상도가 높아진 느낌이 들었다.
좋아하는 케이팝 음악을 듣다보면 듣기 싫은 곡이 나올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 노래를 듣다가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타그룹의 노래가 나와 대뜸 ‘그러거나 말거나 세상은 너를 빼고 돌아가’ 따위의 악담을 하는 것이다. 나는 가사를 하나하나 듣는 편이라 갑자기 이런게 들리면 흡사 길가다 똥 밟은 느낌이 든다. 아님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지나가다 이유없이 내게 욕하는 느낌? 오늘은 음악을 듣지 않아 피해갈 수 있었다! 평소 잠을 깨거나 에너지를 얻고 싶을 때 빠른 템포의 음악을 자주 듣는데 이틀째 듣지 않으니 해야할 일을 하나하나 처리할 때 마음이 여유로워진 것 같다. 앞으로도 잘 지켜나가길 바란다. 👊
3일차
눈을 뜨자마자 팟캐스트 듣똑라를 들으며 아침 준비를 했다. 밥을 먹으니 생각보다 아침시간이 부족해 오늘은 출근할 때 음악을 듣지않는 것이 어색하지 않았다. 회사에서 갑자기 케이팝 음악이 크게 들려서 이어폰으로 귀를 막은 뒤 어제 배운 딥다이브 내용을 복습하였다. 오늘은 다소 피곤했기 때문에 평소보다 집중이 더 잘된다거나 하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래도 퇴근할 때 집가서 해야할 일들이 머리 속에서 착착! 정리되었다. 내일도 성공하자~~ 귀가 너무 허전해서 뭔가를 듣고 싶으면 팟캐스트로 대체해도 괜찮을 것 같다.
4일차
오늘은 일어나서 팟캐스트를 트는 것을 잊었을 정도로 무언가를 듣지 않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느꼈다. 나는 출근 시간에 경제 뉴스레터를 읽는데 오늘 집중이 잘 되어 평소보다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전에 음악을 들으며 읽었을 때는 한 번에 이해가 가지않아 종종 하나의 문장을 여러번 다시 읽어봤었는데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회사에서 음악이 크게 틀려있을 때는 이어폰을 껴서 불륨만 낮췄다. 또 이동시간에 보니 막상 이어폰을 끼며 이동하는 사람이 잘 없었다!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이동시간에 음악을 꼭 들어야 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지하철 사람들을 보니 찾기 힘들었다. 내일은 아침에 팟캐스트를 듣는 것을 깜빡하지 말자.
5일차
오늘은 너무 화가나서 큰 소리로 메이플 브금 음악을 들었다. 사무실 분위기도 너무 어수선해서 도저히 귀를 막지 않고선 버틸 수 없었다.
6일차
친구와 함께 서울숲을 거닌 날이다. 따듯한 햇살과 마스크를 끼지 않은 얼굴을 간질이는 봄바람까지 더없이 완벽한 날이었다. 함께 휘낭시에도 만들고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나와 잘 맞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오늘 하루는 다른 날과 어떤 점이 달랐는지, 예측할 수 없는 길을 가는 것은 어떤 즐거움을 주는지 한 사람과 티키타카가 잘 맞는다는 것이 얼마나 재밌는 일인지 알게 된 하루였다.
7일차